2009/03/14 (00:05) from 211.207.151.147' of 211.207.151.147'	Article Number : 366
김경재	Access : 9096 , Lines : 9

[2009.3.8] 삶은 치열하게, 그러나 때론 초연(超然)하게(고후 6:1-10)

삶은 치열하게, 그러나 때론 초연(超然)하게(고후 6:1-10)

1. 모든 생명있는 것들의 삶은 치열하고 엄숙하리만큼 진지하다. 새 생명이 움트며 꿈틀거리는 봄의 계절에 우리는 그것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온 겨울동안 언 땅의 흙더미를 밀치고 나오는 들판의 여리고 여린 풀잎들, 나뭇가지의 새순들, 알에서 막 깨어난 새끼와 그것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어미들의 눈물겨운 희생을 보노라면 숙연해진다. 도봉산 화강암 바위틈새에 떨어진 소나무 씨가 빗물을 머금고 움 터서, 단단한 바위를 뿌리로 녹여가며 암석에 달라붙어 큰 소나무로 자란 것을 보면, 요즘 경제난으로 죽겠다는 우리 인생들의 탄식과 한숨은 사치가 아니면 엄살처럼 느껴진다.

2. 생명(生命)은 한문글자 뜻 그대로, 명사로서 이해하면 ‘목의 숨결’ 곧 목숨이고, 동명사로서 이해하면 ‘살라는 명령’이다. 생명은 가정법이나 조건부가 없다. 살라는 하늘의 명령이요 대자연의 막장 소리이다. 그래서 생명엔 거부 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와 보람이 존재함과 동시에 고난과 땀과 피눈물이 있다. “고난은 생명의 피 할 수 없는 법칙이다”. 우리의 평면적 인생살이, 나약해지기 쉬운 인생살이, 영악해지기 쉬운 인생살이, 눈앞의 이익과 쾌감원리에만 따르려는 우리의 천박한 인생살이를 숭고하고 아름답게 끌어올리기 위하여 하나님은 고난을 우리 가운데 두셨다. 기복신앙에 떨어지고 하나님을 삶의 방편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을 막으시려고 고난을 주셨다.

3. 그러나, 생명은 엄숙하고 치열한 것만이 아니다. 창조주는 생명있는 것들에게 기쁨, 환희, 자유로운 놀이, 사랑의 무희를 누리도록 선물하셨다. 생명있는 것들의 삶이란 무자비하게 먹히거나 먹는 생존투쟁만 있는 것 아니다. 생명을 향유하는 여백과 음미하는 한가함도 주셨다. 종교감정에도 진지한 엄숙함만이 아니라 천진난만한 초탈과 초연함도 주셨다. 산다는 것은 곧 ‘무한경쟁’ 만이라고 가르치는 교육철학과 최고 능률성과 실용성을 발휘하도록 국가경영 목표를 내세우는 것은 생명의 전체모습, 본래모습이 절대 아니다.

4. 오늘 바울사도는 그리스도인의 역설적 삶의 비밀과 자유를 설파한다: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된 자들이다. 무명자들 같으나 사실은 정말 유명한 자들이다. 세상에서 때론 바보같고 징계받고 강한자들의 ‘밥’인 것 같지만, 사실은 우리가 살아 남고 살리는 사람들이다. 근심하는 것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그들의 주님이신 예수를 통해서, 삶을 치열하게 살되 때론 초연하게 살아갈수 있는 자족(自足)과 초탈(超脫)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비법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은 이 비법을 잃어버리거나 금화 몇개에 팔아버려서는 아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