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8/21 (00:20) from 203.252.18.128' of 203.252.18.128'	Article Number : 48
김경재	Access : 17927 , Lines : 89

교회일치화의 관점에서 본 복음화의 진로

Download : evangeli.hwp (63 Kbytes)

교회일치화의 관점에서 본 복음화의 진로

김 경 재
(한신대 교수 http://soombat.org)

[1] 들어가는 말

  금번 학술회의 제2주제는 "교회일치화의 관점에서 본 복음화의 진로"이다. 이 주제는 금번 학술회의 전체주제 "제3천년기 한국교회 복음화 진로"라는 맥락안에서 검토되며 전체 주제의 틀 안에서 제한된다. 따라서 제2주제의 연구범위는 개신교와 가톨릭교회가 지난 20세기 후반에 추구해온 교회 일치운동의 맥락 속에서 검토하되 공간적으로는 '한국교회'라는 구체적 현실에 관심의 초점을 두려한다. 시간적으로는 제3천년기 기간 안에서, 구체적으로 21세기를 전망하면서 1960년대이후 2020년까지 약 60년간 두 세대기간을 회고와 예측의 연구범위로서 설정할 것이다. '한국교회'라는 개념안에서는 카톨릭과 개신교를 모두 포함하는 교회, 곧 삼위일체 하나님을 신앙고백하고 신구약성경을 경전으로 받아드리며, 사도신조과 니케야신조등에 나타난 교의적 진리를 신앙고백의 핵심으로 받아드리는 '하느님의 백성공동체' 전체를 내포한다. 그러나 연구자의 해석학적 시계지평의 한계와 연구능력의 제약으로 인하여 주로 개신교의 '교회일치화 동향과 복음화 진로'를 언급하면서 한국카톨릭교회와의 교회일치와 상호협동속에서 이루어질 21세기 복음화의 전망과 과제를 부분적으로나마 이야기 해 볼 것이다.
발제자는 맡은 주제를 이야기하는 순서를 다음과 같이 세가지 측면에서 주제를 접근해보려한다. 첫째측면은,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에큐메니칼 신학운동에서 '교회일치'와 '복음화'의 개념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전개과정에서 어떻게 발전 전개해 왔는지를 역사적으로 간략하게 고찰 할 것이다. 둘째측면은 , 1960-2000년 시기에 한국 개신교 교회와 가톨릭교회 안에서 이루어진 교회일치와 복음화 운동이, 세계교회협의회와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총체적으로 고찰 할 것이다. 셋째측면은, 같은 시기에 한국개신교의 교회일치와 복음화를 저해하는 신앙고백적 갈등과 신학적 난제들이 무엇이었는가를 검토하고, 앞으로 2000-2020간 한국 그리스도교회의 교회일치화와 복음화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한국 개신교와 가톨릭이 함께 수행해야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제안해 볼 것이다.

[2]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에큐메니칼신학에서 교회 회일치성과 복음화 운동

에큐메니칼(ecumenical), 에큐메니시티(ecumenicity), 및 에큐메니즘(ecumenism)이라는 한국인에게 낯선 단어는 신약성경에서 15회 사용되고 있는 헬라어 단어 '오이쿠메네'(oikumene)에서 유래한 말로서 그 사전적 의미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온 세상"이라는 의미를 지녔다.(행17:6, 행17:31,마24:14,눅 2:1) . 신약성경에서 '오이쿠메네'가 말하려는 언어적 함의는 "복음이 지리적으로 확장되어야 할 그리고 삶의 질이 기독교화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들이 살고있는 온 세상"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오이쿠메네'가 보편교회(the Catholic Church)를 의미하는 그리스도교적 보편교회의 뜻으로 사용하게된 계기는 A.D 325년 니케아회의를 제1차 에큐메니칼 공의회(the first Ecumenical Council)라고 부른데서 기인하는데, 니케아공의회(325년)의 삼위일체신조, 콘스탄티노플신조(381년)에 나타난 성령론과 교회론, 그리고 칼케톤 신조(451년)에 나타난 정통적 기독론을 표준으로하여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 사도적 교회"(una, sancta, catholica, apostolica ecclesia) 라고하는 고전적 교회론이 정립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네, 삼위일체하나님을 고백하는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들의 사귀임과 예수그리스도가 제정하시고 베푸시는 성만찬을 함께 나누면서 거룩한 성도의 사귀임에 참여하는 '오이쿠메네'로서의 교회일치성 신학이론이 정립되었다.
  WCC 헌장 역시 위에서 말한 정신을 계승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창립총회의 신학적 기저(Basis of WCC)에서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 "WCC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며 구세주로 고백하는 교회들의 협의체"이다. 제3차(1961년 뉴델리) 총회에서는 신학적 기저를 다음과 같이 확대결의 하였고 지금까지 수정없이 지키고 있다: "WCC는 성서의 가르침대로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요 구세주로 고백하며, 그에 따라 성부와 성자와 성령 한 분 이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위탁받은 바 소명을 성취하려고 모인 교회들의 협의체이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1948년 암스텔담에서 창립된 WCC는 그 이전 단계의 여러 가지 에큐메니칼 협의회들의 활동이 있었고 그러한 연합운동의 통합체로서 WCC가 탄생되었다. 그러한 대표적 교회연합운동체들과 세계교회들의 일치운동 중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대표적인 것은 1927년 로잔에서 모인 이후 연구를 거듭해온 '신앙과 직제'(Faith and Order) 세계대회, 1910년 에딘버러에서 모인 이후 꾸준히 발전해온 '세계선교와 복음전도'(World Mission and Evangelization) 대회, 그리고 1925년 스톡홀름에서 제1차대회로 모인 '삶과 봉사'(Life and Work) 대회가 있었다.
1960년대까지 WCC 에큐메니칼 운동의 기본방향은 "교회가 하나됨을 이루고 한 분 되시는 주님을 인정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교제를 실현하려는 목적"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1961년 뉴델리에서 회집된 제3차 WCC 총회에서 골로세서1:15-20, 에베소서 1:13-22 절을 비롯한 바울사도의 후기목회서신에 나타나는 '우주적 그리스도론'에 기초하여   에큐메니칼 운동은 '사람들이 살고있는 지구', '전체로서의 교회', '교파들의 연합관계'등 인간중심과 교회중심의 사고방식을 넘어서서 에큐메니칼 영성의 지평을 자연과 우주만물까지를 포함하여 '오니쿠메네'의 개념이 모든 생명체들의 거처 또는 '한 생명체들의 가족'(one household of life)으로 까지 확장심화 되었다.
  오이쿠메네에 대한 신학적 이해지평이 WCC 역사과정 안에서 점점 확대심화되어 간발자취를 극명하게 나타내 보이는 표지는, 8년마다 회집되는 WCC 라고 부르는 세계교회 에큐메니킬 운동의 대표적인 기구체의 대회주제들 속에서 잘 나타나 있다. 제1차총회(1948,암스텔담)의 주제는 "인간의 무질서와 하나님의 계획"(Man's Disorder and God's Design)이었으며 2차대전을 경험한 직후인지라 전쟁을 반대하고 자유방임적 자본주의와 전체주의적 공신주의를 동시에 비판하면서 성서적 '책임사회론'( Responsible society)을 제창하였으며, 선교와 복음화를 통전적인 하나의 사건으로서 파악하였다. 제2차 총회(1954,에반스톤)의 대회주제는 "그리스도-세계의 희망"(Christ - Hope of the World)이였으며 제3차총회(1961,뉴델리) 주제는 "예수그리스도-세계의 빛"(Jesus Christ - the Light of the World)이었다.
  뉴델리 총회는 처음으로 제3세계 아시아에서 WCC가 개최되었었고 삼위일체 신학에 근거하여 교회일치운동은 세계적 차원에서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의 일치'(all in each place)를 강조하여 지역현장에서의 일치운동에 박차를 가했다.   WCC 제4차총회(1968,웁살라) 주제는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Behold,I make All Things New)로 정하고 세계의 혁명적 상황을 반영하여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공동투쟁부서, 개발부서, 기독교 의료선교부서, 타종교와의 대화부서등이 설립되었다. 그리고 특히 교파이기주의나 지역교회의 자기 절대주의를 경계하면서 세계적 보편적 기준에 따른 '우주적 일치'(universal council)를 추구하자고 다짐하였다.
  제5차총회(1975,나이로비)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는 해방시키시고 하나되게 하신다"(Jesus Christ Frees and Unites)였으며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이 불가분리적 상호관계성 안에 있음을 확인하고, 교회일치운동의 틀을 교파단위별 일치가 아니라 지역단위 및 문화단위로 초교파적인 일치모델 곧 '공의회적 공동체'(conciliar fellowship) 모델을 제시하면서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정의롭고,참여적이며,생존가능한 사회'( Just, Participatory and Sustainable Society/JPSS)를 교회가 공동으로 추구할 목표로 제시하였다.   WCC 제6차총회(1983,밴쿠버)는 "예수 그리스도 - 세게의 생명"( Jesus Christ - the Life of the World)라는 주제를 걸고 301회원교회로부터 847명의 총회대표가 전세계지역으로부터 모였는데,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총대가 30%, 청년총대가 13%, 평신도가 46%를 차지했었다. "세례, 성만찬, 사역"( Baptism, Eucharist and Ministry)라는 에큐메니칼 성례적 신학의 기조를 알리는 신학적 문헌이 공식으로 채택되어 회원교회에 추천되었고, 사회적 증언의 지침으로서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Justice,Peace,Integrity of Creation/JPIC)이라는 기본적 틀이 제시되어 그 정책기조를 더 연구발전시키는 에큐메니칼 대회가 1990년 서울에서 개최된바 있다.
  WCC 제 7차총회(1991,캔버러) 대회의 주제를 "성령이여 오소서 -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Come, Holy Spirit - Renew the Whole Creation)라고 정함으로써, 처음으로 성령을 중심주제로 하는 에큐메니칼 대회를 개최하여 지구생태환경의 심각성과, 인간구원론중심과 교회론중심으로 파악되었던 성령에 대한 신학적 이해지평을 전피조물의 영역으로 넓히게되었다. 성령의 제1차적 본질규정을 '생명을 주시는 분'으로 파악하고, '생명의 영'으로서 성령은 기독교 선교사가 선교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기독교 교회가 가시적 교회를 설립하기도 전에 이미 만물과 만백성 가운데서 창조, 구원, 그리고 속량의 사업을 수행해 오셨음을 고백하게 되었다. 창조,생명, 성령이라는 세 중심주제가 불가분리적 통전성 속에서 고백되었다.
  WCC 제8차총회(1998,하라레)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시작된지 50년 희년을 맞이하는 해이므로, 본래의 창립정신을 되살리고 회개와 갱신과 새로운 비젼을 필요로하는 역사적 카이로스임을 반영하여 총회주제는 "하나님께 돌아오라 - 소망중에 기뻐하자"(Turn to God, Rejoice in Hope)로 정하였다. WCC 8차총회의 주관심은 '세계화'의 현장 속에서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성찰하고, 지난 50년 에큐메니칼 운동을 겸허하게 반성하면서 "공동이해와 비젼"(Common Understanding and Vision/ CUV) 문서를 내놓게 되었다. 주지하다시피, 지금까지 WCC는 정교회, 개신교, 성공회의 교회연합체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가톨릭교회를 정회원으로서 함께 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각국에 있는 NCC 중에서 57개 NCC 에는 가톨릭과 개신교가 회원으로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WCC 중앙 상임연구부서, 예들면 '신앙과직제'(Faith and Order) 위원회등에서는 오랜 기간동안 가톨릭과 개신교와 정교회의 협동이 이루어져 왔다.
  위에서 지금까지, WCC 50년간의 역사를 따라 7년마다 회집되는 WCC 총회를 일별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교회일치와 복음화의 공동 기본정신과 미래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첫째, 교회일치화는 동일한 신학체계, 교리, 전례를 공유하는 획일적 교회공동체 확립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하고 예수의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고백하고, 사도신경과 니케야신조와 아타나시우스 신조등 가장 고전적인 기독교 근본신조를 기저로 받아드리는 교회들의 사귀임과 공동봉사와 선교를 목적으로하는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를 추구한다.
  둘째, 복음화의 시공적 범위나 복음화 시켜야 할 대상은 '오이쿠메네' 개념의 이해확충과 더불어 인간중심주의, 교회중심주의를 넘어서 전피조세계 생명공동체의 일치와 샬롬을 목적으로하여 진행되고 있다.
  셋째, 위에서 언급한 교회일치화와 복음화의 기본정신에 입각해 볼 때, 21세기 세계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개신교, 가톨릭, 정교회, 오순절교회같은 성령중심적 복음주의운동등이 모두 함께 연대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사귐을 나누고, 지구화시대 속에서 봉사와 선교사역에 협동하는 유연하고 탄력성잇는 협의체가 전지구적 차원에서, 그리고 각 문명사회단위체 안에서 그리고 구체적인 각 지역안에서 활성화되기를 촉구한다.

[3] 1960-2000 기간 한국 교회의 교회일치화와 복음화 운동

한국개신교의 교회일치 연합운동은 20세기 초 1905년 장로교의 4개선교부와 감리교의 2개선교부가 협의체를 구성하여 '한국 복음주의 연합선교 공의회'를 구성하는데서 부터 효시를 잡는데, 단순한 선교사 협의기구가 아니라 '하나된 개신교회'를 표방한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 교회의 선교과정의 특징은 구미 각국 교파적 선교부와 개신교 선교사 파견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교파주의적 성격이 강해서 '하나된 개신교회'의 비젼과 이상은 쉽게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성경번역사업과 출판을 통한 문서선교활동 영역(대한 기독교서회), 의료선교사업과 교육선교활동 영역, 예들면 세브란스병원및 의학교, 평양 숭실전문학교와 숭의여학교등이 장로교와 감리교 연합운영형태를 취하여 에큐메니칼 정신으로 설립운영 되었다. 제도적 교회기구의 연합운동이 구미 선교사를 파송한 모국 교단의 선교정책과 교파의 교회정치헌장의 상이성(예, 감리교의 감독주의 제도와 장로교의 회중주의 제도)에 부딪혀 한계를 드러낼 즈음, 1920년대 이후 개신교의 연합운동은 교회부흥운동을 통한 자연스런 연합운동과 기독교 사회단체의 활동들 예들면, YMCA나 YWCA(1921)를 통하여 진행되었다.
  한국 개신교의 교회연합회적 기구조직은 1946년 '조선 기독교 연합회'가 조직되었는데, 감리교, 장로교,구세군,과 성결교회가 참여하였고, 이 '조선 기독교 연합회'는 오늘날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전신으로서 그 모체가 되고, 1947년 서울 남산에서 '부활절 연합 새벽기도회'를 개최하여 개신교 연합집회를 효시를 이루게 되었다.
  1960-80년대 한국 개신교의 실질적 연합운동은 두가지 커다란 흐름으로 대별된다.. 그 하나는 KNCC를 중심한 진보적 교회의 사회참여적 예언자운동을 통해서 민주주의운동, 인권운동, 통일 운동, 도시빈민 생존권 운동을 실천해가는 과정에서 교회연합적 증언과 봉사의 한 흐름이 있었다. 또하나의 다른 교회연합과 일치운동의 양태는 '전국복음화운동', '성령은사운동'을 중심으로하여 대중전도 및 초교파적 부흥운동 형태를 지니고 한국 개신교의 보수적 교단 및 성령운동을 강조하는 복음주의교단을 중심으로 전개된 것이다.
  이러한 진보적 교단과 보수적 교단의 교회연합운동 방식이 분명하게 구별되었고 각각 특징을 드러내면서 상호 긴장갈등관계로까지 나아가기도 했지만, 1960년대 초 홍현설,김활란 씨등이 주도가 된 '전국복음화'운동은 진보와 보수의 차별을 넘어서 범 개신교 교단의 부흥운동으로 전개되었고, 한경직목사가 대회장으로 수고한 1973년 빌리그래함 초청 '빌리그래함 한국전도대회'나, 1977년에 개신교 부흥목사들에 의하여 주도된 '민족복음화 성회' , 그리고 '1984년 한국 개신교 100주년 교회연합집회등에는 진보교단과 보수교단이 연합으로 참여하였다.
이러한 현상으로 미루어 보면, 한국 개신교의 교회일치 운동은 신학,교리, 교회조직기구의 통합을 매개로하는 교회일치가 아니라, 각각 교단 교파의 전통, 정치, 신앙고백, 예배형태의 특징을 그대로 견지하면서 '다양성 속에서 일치와 협동'을 추구하는 형태였으며, 항구적이 아니라 잠적정이며, 본질적 일치가 아니라 기능적 일치였으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회의 단일성, 보편성, 거룩성, 사도성을 기저로하는 '그리스도의한 몸'으로서의 일치화 운동에는 못미친 교회일치운동 이었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1960-80년대에 대규모의 부흥전도집회형태를 매개로하여 추진되고 경험된 한국 개신교의 일치화 및 복음화 운동의 특징은 개별교단적 차원의 지도력과 긴말한 정책적 협동 일치정신에 의하여 주도되었다기 보다는 영향력있는 개교회 목회자들의 지도력 특히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지도력과 상호 교파를 초월한 협동으로 이루어졌다. 그러한 점은 1960-80년대 한국 개신교회의 교회일치운동이나 복음화운동의 매우 두드러진 특징으로서 개신교 연합일치운동의 강점이면서도 동시에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지적된다. 개신교 교회는 1960-80년대에 교파주의만이 아니라 개교회주의의 성격으로 두드러져 교회의 본질 곧   '하나의,거룩한, 보편적, 사도적 교회'라는 의식을 충분히 성취한 모습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른 한편, 한국 개신교의 진보적 교단을 중심으로한 교회의 사회적 증언과정에서 '하나님의 선교'( missio dei) 라는 선교신학의 공통원리를 바탕에 깔고 민주화운동, 인권운동, 노동자농민 생존권운동, 도시빈민 선교운동을 통하여 KNCC 가입교단이 진보적 신학자,목회자, 청년신도들, 남녀장년 평신도들이 교회연합과 일치화운동 그런 과정에서 복음화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한 운동과정에 자생적으로 형성된 민중신학 운동은 국내외 주목을 받았다. 민중신학과 민중교회운동에 참여한 개신교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은 양적으로 소수였고, 개신교 기성교단의 전적인 지지나 참여를 받지못했으나, 시대적 양심의 복음증언자로서 역사진행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촉'으로서의 기능을 감당하였기 때문에, 1960-80년대에 한국 사회가 한국 기독교가 전래초기시대 지녔던 '민족교회'로서의 본래 얼굴모습 곧 민족사 현실과 신앙을 불가분리적 통전속에서 이해하고 살아가면서 봉사하고 증언한다는 교회모습 회복하는일에 긍정적 순기능으로 작용하였다.
   수많은 개신교 신학자, 목회자, 기독청년들이 복음의 '사회정의' 요청과 인간다움의 존엄성 파수를 위해 증언하고 투쟁하다가 감옥에 갇히고, 해직당하고, 고문당하고, 신체적 경제적 불이익을 당했다. 이러한 자기희생적 증언이 없었다면 1960-80년대 한국 개신교의 양적 성장과 대형집회를 통한 복음화운동은 그 의미가 반감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0-80년대 KNCC의 '사회적 복음'증언과 교회일치운동 역시 보수교단이그러했던 것처럼, 기능중심적이었고 현장 사건중심적 이었고, 지도력있는 창조적 소수자들의 연대와 실천을 통한 복음증언이었다. 그 결과 얻어지는 교회일치경험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다'라는 체은 귀중한 경험이었지만, 한국 개신교 전체가 참여한 교회일치화나 복음화운동을 전개하지 못햇기에 KNCC를 중심한 교회일치화나 복음화도 한국개신교 보수적 교단의 그것처럼, 어딘가 불완전한 형태이었음을 통감하였던 것이다.
  1990년대 들어와 한국 개신교의 교회일치운동및 복음화운동은 매우 중요한 질적 변화를 일으킨 시기였으며, 그러한 변화과정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그 근본적 동인은 교회의 안과 밖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요인으로서, 근대화 공업화 도시화의 급변시대의 기간 곧 1960-90년까지 30년간 서로 대치되고 갈등관계 속에서 형성된 개인구령에 강조점을 두고 복음화 운동을 펴간 보수교단과 사회구원에 강조점을 둔 진보적 교단이, 각각 반성기에 들어갔다.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비판하던 자세로부터 전환하여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자세로 점진적 변화를 가지게 되었다. 개인구원과 사회구원, 개인영혼의 중생과 내적 성화는 사회구조적 갱신과 공동체 회개로서의 정의실현과 불가분리적인 함수관계속에 있다는 것을 피차 인정하게 되었다. 보수주의 교단을 중심으로 주도되고 노력해왔던 부흥회중심의 대형집회를 통한 교회의 양적 성장과 복음화운동은 진보교단의 사회적 증언과 정의실현요청이라는 예언자적 증언이 결여될 때 '맹목적'이 되고, 전자없는 후자의 사회선교 운동은 수많은 '성명서'를 남발하는 '공허한' 운동이 될 위험에 처한다는 것을 피차 자각하게 되었다.
둘째요인으로서, 국내외 정치사회적 상황변화가 한국 개신교의 형태변화를 촉진하게 되었다. 동서냉전체제의 종언은 반공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 단결을 지탱해왔던 한국 보수교단의 현실관에 변화를 일으키도록 촉진하였다. 민족분단의 고통을 극복하려는 운동과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교회의 자각이 일어나서 '북한 동포돕기 운동'에 진보 보수 교단은 자연스럽게 협동과 대화와 일치운동으로 나서게 되었다. 생태계파과로 인한 지구생명체 공동위협은 생태환경보호운동에 진보와 보수교단구별을 넘어 타종단에까지 상호협동하고 연대하지않으면 아니되는 환경을 조성하게 되었다.
셋째 요인으로서, 지구화, 정보화, 후기산업화등 문명사적 패러다임전환을 겪으면서 사회구성원들의 종교적 기대와 요청은 '영성과 사회성'을 건실하게 통전하는 보다 성숙한 개신교의 신앙행태와 사회적 복음 증언을 강력하게 요청하게 되었다. 구태의연한 부흥회식 대형집회나 투쟁일변도의 사회정의 증언의 행태에는 차거운 비판의 시선을 보내게 되었다. 양적 급성장을 한 개신교의 도덕적 영적 신뢰도 하락은 복음화운동에 치명적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1990년대 한국 개신교회의 성장은 급격한 둔화와 감소추세를 노정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아시아만이 아니라 세계 선교역사에서 초유의 기적적 성장을 치달으면서 세계선교신학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한국 개신교는 전래이래 최대의 위기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위와같은 위기의식은   개신교 교회일치화운동과 복음화 운동에 창조적 대응을 촉구하는 경종으로 작용하였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여러 가지 일련의 변화가 1990년대에 일어났다. '북한 동포돕기 남북 나눔운동', '평화통일기원 인간띠잇기 운동', '남북기독자 협의회', '통일희년운동', '여성신학운동', '생명살리기 생태환경운동' 등이 개신교의 진보,보수의 구별을 뛰어넘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교회 '성장'만이 아니라 '성숙'을 요청하는 교회안밖의 요청에 응답하여 목회자들은 그동안 생경했던 '영성수련' 프로그램진행을 목회의 중요한 과제로 인식해가고 있다.
  1990년대 들어와서 한국 개신교 안에 일어나는 이러한 자기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사건이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사에서 매우 극적으로 일어났다. 그것은 1990년대 들어와 KNCC 정회원으로서 '정교회'(Orthodox Church)와 속칭 순복음교회로 불리는 '기독교 대한 하나님 성회'(약칭 기하성) 가 가입한 사건이다. 특히 오순절교단을 대표하고 동시에 한국 보수교단의 대형부흥집회의 원동력이 되어왔고 성령운동의 대표적 교단인 '기독교 대한 하나님 성회'가 KNCC 에 정식회원으로 가입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구조적 조직개편이라는 의미이상의 매우 주요한 의의를 상징하는 사건인 것이다. 거시적 안목으로 한국의 복음화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기하성'이 KNCC 정회원으로 가입한 사건은 개신교 안의 미미한 사건으로 보일는지 모르나, 그 안에 감추인 신학적 의미와 교회사적 의미에 우리는 주목해야한다.
  '기독교 대한 하나님의 성회'가 KNCC에 가입한 역사적 의미는 다음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20세기 후반 WCC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에큐메니칼 정신이 고취하는 바처럼, 이제 세계사는 갈라진 그리스도교 교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피차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되는 친교와 연합운동에로 부름받고 있으며, 함께 복음을 증언하고 봉사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에 응답한 것이다. 한국 개신교는 1990년 이전시대 크게 말해서 20세기에 보여주었던 진보, 보수라는 교단적 울타리를 벗어나서 대승적으로 하나됨의 교회연합일치운동을 나서야하며, 지금은 아직 미미하지만 앞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둘째, '기독교대한 하나님 성회'의 KNCC 가입 의미는 교회사적으로 볼 때, 기독교 교회사에서 몬타니즘운동 이후 항상 제3의 기독교흐름으로서, 정통교회신학으로부터 비주류로서 간주되던 '그리스도교회 형제자매들' 이   당당히 주류적인 '그리스도의 몸' 안에 합류하게 되어 그리스도교가 보다 풍성하고 건강하게 되었으며 역동적으로 되었다는 사실에 있다. 셋째, 보다 적극적으로 말한다면, 21세기 이후 그리스도교신학은 삼위일체론적 근본구조틀을 벗어나지는 않지만, '성령중심적 삼위일체론'(pneumacentric Trinity)이 좀더 부각되는 신앙과 신학형태로 패러다임전환을 서서히 해갈 것이라는 전망을 갖게한다. 그것은 교회의 신비한 은혜의 형태중 성례전중심의 신앙과 성경말씀중심의 신앙형태가 약화되지 않는다는 전제아래에서 보다 역동적,치유적, 영체험적, 친교적,영성적 교회공동체로 전환해갈 것이라는 의미이다. 제3시대 그리스도교의 형태변화는   이전 교회형태 보다 좀 더 사귀임, 봉사, 종말적인것의 현재적 체험, 자발성, 자유, 평신도성이 강조되는 생명감이 충만한 교회를 지향해 갈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1960-90대까지의 한국 개신교 에큐메니칼 운동의 흐름을 비판적 시각에서 고찰하였다. 그러나 제2장을 마감하기전 우리는 한국이라는 동일한 시공적 삶의 자리 속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함께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고 예수그리스도의 구세주 되심을 믿으며, 복음을 증언하는 한국 개신교와 한국 가톨릭교회 사이의 교회일치운동과 복음증언에 관하여 간략하게나마 언급을 하지 않고 지나갈 수 없다.
WCC 제8차총회(1998)가 패막되면서 채택한 중요한 문서 "공동의 이해와 비젼을 향하여" 속에서 WCC는 WCC 회원이 아닌 교회들 특히 로마 가톨릭교회에 대한 견해를 다음같이
피력하고 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에큐메니칼 운동의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었고 수많은 경로(특히 연합연구 그룹에의 참가와 신앙과 직제 위원회에의 참가경로)     를 통해 WCC의 귀중한 동료가 되었다. WCC 회원교회와 로마가톨릭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통일시키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동일한 비젼에 의해 고무된다.       WCC나 로마가톨릭 교회가 상대의 협력없이 에큐메니칼 소명을 추구 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 할 수 없다. 그리고 특히 로마 가톨릭 교회가 최근에 WCC 회원교회들이 참가하고     있는 지역별, 국가별, 초국가적 지역의 에큐메니칼 기관들에 점점 더 많이 참가하고 있는
  이후로, 양 기관이 협력적인 관계를 심화확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1998년 이전 이미 WCC 중앙위원회는 지역 에큐메니칼 조직들과 WCC 사이의 관계 및 협력을 위한 일련의 지도원칙을 천명하였는데, 이 원칙들은 이 양자의 관계를 "그들의 공동의 믿음과 헌신에 기초한 동반자 관계로서" 상호보충과 상호신뢰와 상호호혜의 정신에 의해 성격지어지는 정신 이었다. WCC 총회가 그 년륜을 더해갈수록 교회들의 지닌 '공동의 소명'(common calling), 우주적 그리스도의 몸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의 교회들의 '협의회적 특성'(conciliarity), '협의회적 친교'(conciliar fellowship), '성례전적 비젼', '코이노니아로서 교회의 일치'등이 강조되고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해 갔다. 상대방의 교회에 참교회의 요소들이 있음을 인정하며, 그리스도 몸의 한 지체임을 인정하며, 서로간의 영대성을 인정하며, 서로에게 배우고 귀기울임으로서 내가 속한 교회전통들이 더 그리스도 안에서 풍성해진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김성태 신부는 제2차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황 요한 23세(1958-1963), 바오로 6세(1963-1978), 그리고 요한 바오로 2세(1978- )의 교회일치에 관한 깊은 신심의 기도와 일치교령의 정신과 내용을 소개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교회 일치교령은   지난날 가톨릭 교회가, 갈라져 나간 그리스도인이 가톨릭 교회로 돌아오는 것(The Return to the Catholic Church)을 교회 일치라고 본 자세에서 이제는 '그리스도인 일치의 회복'(The Restoration of Unity among Christians)을 내세우고 있으며 교파주의의 다툼과 반종교개혁에 끝을 맺었다"고 가톨릭 교회안에서 일치운동의 본질적 방향선회의 내적 본질을 갈파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세계교회협의회의 에큐메니칼 정신은 한국교회안에서도 반향을 불러일으켜 비록 개신교와 가톨릭 교회 전체 신도들의 마음 속에 그 본래의 정신대로 충분히 소개하고 교육하며 실천하지 못했지만, 1960년대 이후 대한 성공회, 로마 가톨릭교회, 개신교회 상호간의 상호 일치운동은 여러 가지 형태로 지속되었다.
  가장 두드러진 몇가지 교회일치운동의사례는, 서로의 교회당을 방문하고 말씀의 강단을 교류하며,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기도주간에 함께 기도드리기 위하여 공동으로 작성한 '일치를 위한 기도문'을 함께 사용하거나, 신학적 대화와 협의회에 함께 참여하여 서로 의견을 나누었던 일등이다. . 1970-80년대 '정의실현사제단'의 인권운동, 민주화운동, 통일운동 일선에서 불태운 가톨릭 사제단의 복음증언은 같은 시기 개신교 KNCC 산하의 인권위원회나 통일위원회 목회자들과 심정적으로나 실천적으로 공동전선을 구축하였으며, 한국사회 속에 '하나님의 공의' 실현을 몸으로 실천하는 과정에서 한국 개신교와 가톨릭교회의 일치경험을 함께 나누고 격려한 것은 고난중에서도 큰 축복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 시기 (1970-80) 한국사 속에서 그리스도교 멧시지와 복음의 빛은 민족 구성원 가운데 가장 밝히 빛나고 크게 들리던 시기였다.
  무엇보다도 한국 그리스도교사에서 개신교와 가톨릭교회의 교회일치 운동은 성서공동번역사업으로 꽃피었다. 1969년 신약성서번역 공동위원회가 혜화동 가톨릭 신학대학 백민관 신부 서재에서 모인 이후, 신구약 공동성서 번역이 완료되어 (1976) 1977년 부활절에 출판 되었다. 수고한 공동번역위원들로서 구약성서번역 사업에는 문익환 목사, 선종환신부, 곽노순목사가 큰 수고를 하셨고, 신양성서번역에는 백민관신부, 허창덕 신부, 김창열신부, 박창환목사, 정용섭목사, 김진만교수 , 이근섭교수등이 수고하였다. 공동번역본이 한국 가톨릭교회에서는 교회전례시 공적으로 채택사용되었으나, 개신교에서는 불행하게도 일부소수 교회외에는 사용되지않은 것은 큰 유감이었지만, 가톨릭교회 신학자들과 개신교 신학자들의 공동번역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순수한 우리말로 번역하는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엇다는 것은 하나님의 큰 은총과 섭리라고 믿는다. 왜 개신교 안에서는 공동번역 성경이 널리 애용되지못하고 환영받지 못했는가의 문제는 번역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본다. 그점은 다음 장에서 좀더 상론하기로 한다.

[4] 한국교회의 일치운동과 복음화운동의 저해요인과 그 극복과제

우리는 지금까지 WCC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세계 그리스도교 교회운동 속에서 어떻게 교회일치와 연대 그리고 증언과 봉사를 통한 복음화가 진행되어왔는지를 간략하게 남 검토했다. 그리고 196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격변 속에서도 어떻게 우리의 선배들이 교회일치운동과 복음화를 초지일관 추진해왔던가를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일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현실은 개신교나 가톨릭을 막론하고, 세계교회 형제들의 신앙과 에큐메니칼 운동의 성숙상태에 아직 이르지 못하고, 아직도 유년기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선구적 지도자들의 높은 이상이 모든 교회구성원들에게 골고루 스며 들지못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 병폐의 시정과 극복을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병폐의 원인진단을 정확하고 정직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아래에서 한국교회가 교회일치운동과 복음화 운동의 전진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들이 무엇인자 구체적인 이유들을 열거해보면서 그 극복의 방향도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한다..
  첫째, 초기 한국 개신교 교회의 비자주적이고 비자립적인 교파주의 선교사 신앙 및 신학전통이 첨부터 교회일치화 운동을 구조적으로 어렵게 만들었다.   한국에 전래된 개신교의 유형이 교파적 개신교의 교회이식 형태를 띄고 복음이 전래되었기 때문에, 비록 초기 선교사들 가운데 교회일치정신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속될 수 없었고 성공할 수 없었다. 1885부터 대략 1940년까지 한국 개신교의 신학적 지도력은 완전히 선교사들의 지배아래 있었고, 선교사들은 그들을 파송한 모국교회의 교단과 선교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미국 남북장로교회, 감리교, 카나다 연합교회, 호주장로교회, 성결교회, 루터교회, 침례교회 ,구세군, 오순절교회, 등 유럽과 미국의 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이 선교사를 파송하고, 그들의 신학교육기관을 세우고, 그들의 교회예배전통을 그대로 한국 땅에 이식시켰다. 세계교회의 다양성과 교회사의 전모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아기와 소년기를 보내는 한국 개신교 교회들은 그들이 선교사들로부터 받은 교파주의적 그 신앙, 그 교리, 그 예배전통이 유일무이 하거나 가장 좋은 것이라는 확신을 주입받았다. 교파교단이 한번 조직되고 자리를 잡으면 조직구조가 갖는 관성의 법칙이 있어서 기구적 연합이나 통합은 쉬지않게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교파주의 극복은 한국교회의 교파들이 갖는 역사적 상대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그것들을 넘어서 교회론이 본래 말하는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사도적 교회'가 존재할 뿐이며, 땅 위에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교파들이나 지역교회들은 기독교라는 생명나무에서 벋어나간 가지들이라는 의식화교육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다양성 속에서 일치'정신이 무엇보다도 요청된다.
  둘째, 한국 개신교의 교회일치운동과 복음화운동의 걸림돌은 항상 '성서해석의 문제'로부터 발생하고 계속 논쟁을 일으켜 왔다. 개신교의 '오직성서만의 원리'는 개신교신앙의 중요한 기본원리임에 틀림없지만, 그 원리는 곧바로 개신교 교파분열의 씨앗을 그 안에 이미 내포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해석되지않은 '오직성서만의 원리'란 추상적 원리인 것이고, 성서는 성서를 읽는 사람에게 '해석학적 과정'을 동반한 '해석된 성서'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 개신교중 복음주의임을 자처하고 보수주의 신앙과 신학임을 자랑으로 여기는 교단일수록, 배타주의적 기독교 신앙행태를 견지하는 신자일수록, '다양성속의 일치' 신앙이나 '다름과 차이의 해석학'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반에큐메니칼 신앙행태를 지닌다. 대체로 이들의 공통점은 극단의 문자주의적 성서권위론에 기초한 '성서무오설'을 신봉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제3장에서 살핀바대로, 1970년대 모처럼 개신교와 한국가톨릭교회의 연합정신에서 이루어진 '신구약공동번역성서' 가 대부분 개신교 교회에서 수용되지못한 가장 큰 이유는 가톨릭교회와의 공동번역성서이기 때문도 아니요, 그 번영상 오역이 많기 때문도 아니요, 문체가 전례용에 적합하기보다는 구어체로서 청소년들 취향에 더 맞는 성서번역본이기 때문에 수용이 안된 것 아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놀랍게도 매우 단순한 이유인데, 1930년대에 완역된 '개역성경'에 길들여지고 숙달되고 그 말씀 한 구절 한구절이 마음에 새겨져 있는 한국 개신교 목회자들과 신도들에게는 그 어떤 다른 성경번역본도 거부감을 안겨다주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성경문자 무오설'에 입각한 성경절대주의는 단어 한개라도 다른 표현으로 번역되는 것을 견딜 수 없고 매우 불안한 감정을 갖게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개신교회 일치운동을 전진시키고 성숙시켜 나가기 위하여서는 '오직 성서만의 원리'가 의미하려는 참된 신학적 의미를 견지하고 성서가 지닌 영감적 권위를 담보하되, '문자적 성경무오설'이나 성서해석의 독단론이 왜 문제인가를 한국 개신교 목회자들과 신도들이 '해석학적 개안'을 통해서 깨닫도록 교육하고 계몽해가는 길 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해석학적 開眼'이라는 은유는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인간학의 문제에까지 이르게 되고, 현대해석학 논쟁에서 밝혀진바 대로 텍스트 이해 가능성과 제약성으로서의 '전통'과 '전이해 구조', 언어성이 지닌 진리의 탈은폐성과 은폐성의 동시적 역설 , 권력구조와 인간의 소유관계와 관심이 인간의 생각함에 미치는 제약성, 실재이해 자체가 해석학적 패러다임에 의존한다는 사실등 복잡하고도 심원한 정신과학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에큐메니칼 정신이 강조하는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정신은 단순한 관용정신의 확산이거나 포용정신의 발로를 독려하는 값싼 화해신학 때문이 아닌 것이다. 그것은 진리의 문제이고 인간학적 문제에 진실하게 대면하자는 것이다.
셋째, 한국교회의 연대 일치를 통한 복음화의 전진이 그동안 미흡한 원인을 극복하기 위하여, WCC 세계교회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놀라운 창조적 변화의 정보들과   제2차바티칸 공의회의 의미와 그 이후 교회 쇄신운동이 한국 교회와 평신도들에게 충분히 소개되지 못한 점들이 극복되어야 한다.
  대체로 WCC총회에 참석하는 한국 교회대표단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참석한 후 귀국보고서는 문서나 교단 임원회등에서 간단히 보고하고 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WCC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계교회차원에서의 창조적 변화와 복음화운동의 지평확대에 관한 매우 귀중한 협의결과들이 지역교회의 구체적 평신도들에게 전달되지도 않고, 후속적인 교회교육프로그램을 통해서 내실화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KNCC 안에 있는 기구조직을 통해 월간지를 발간하고 소식지를 출판하여 인쇄매체에 의한 홍보노력들을 경주하지만 그 홍보결과와 영향력은 극 소수에 미치고 있을 뿐이다.
  보다 정직하게 말한다면 한국 개신교 교회들의 개교회중심주의, 교파주의, 가부장중심적 남성 성직자 중심의 교회운영구조, 그리고 신학적으로 성서중심주의를 방패막이로하여 일체의 새로운 신학적 경향성을 차단하려는 보수신학 추종자들의 자기방어적 폐쇄성등이 상승작용을 한다. 그리하여 세계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창조적 변화정보들을 차단하거나 적극적으로 평가하지 않음으로서 대부분의 평신도 회중들을 종교적으로 게토화시킨다고 비판해도 크게 틀린말은 아닌 것이다.
  WCC 기관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정보전달이 충분하고도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는 현실 속에서, 제2바티칸 공의회 이후 세계 가톨릭교회와 한국 가톨릭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놀라운 교회쇄신운동과 교회일치노력 및 복음화 노력들이 한국 개신교도들에게 바르게 소개될 리가 없다. 정확한 통계자료를 제시할 수는 없더라도 대부분 한국 개신교 교역자들과 평신도들이 한국 가톨릭교회에 대하여 갖는 정보는 거의 백지에 가까우며, 중세기 가톨릭교회의 연속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더욱이 신학적 변화의 차원이나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아는 개신교 지도자들과 평신도들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정보부재 및 의사소통 구조의 문제성과 비능률성을 획기적으로 개혁함으로서 한국 교회의 일치운동과 복음화는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소기의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 노력을 위한 제안들을 열거해보면, 기독교방송과 평화방송등 전파매체를 통하여 신부나 목사를 교차 초청하여 WCC 총회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하나님 백성'들의 연대성과 일치성을 강조하는 일, 지역교회 차원에서 공동기도주간이나 교회일치주간에 말씀강단을 교루하거나 성가대의 상호교환 방문을 추진하는 일, 성직자들을 양육하는 가톨릭 대학이나 대표적 한국 개신교 교파신학교에 서로 신학자를 초청하여 20세기 변화되어가는 개신교와 가톨릭의 신학경향성을 소개함으로서 학문적으로 보다 깊은 교류를 촉진하는 일, 인권운동 민주화운동 시민운동 생태환경운동 통일운동등에 개신교와 가톨릭의 보다깊은 연대성을 강화하는 일등이 가능할 것이다.
  넷째, 한국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가 지닌 신비성을 공통적으로 받들고 'una, sancta, catholica, apostolica ecclesia'를 믿는다면,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의 신앙을 모든 이 세상의 이데올로기에 붙잡혀 제약당하지 말고, 초연하게 "모두 하나되게 하소서"(요17:20-21) 라고 기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기도에 응답해야 한다. 다시말하면, 그동안 한국 교회의 교회일치운동과 복음화운동을 저해한 요인들을 반성해보면 교회들이 그 시대의 정치사회적 이념에 자기도 모른사이에 속박당하고 매몰당함으로서 어떤 이 세상 이데올로기보다 더 우선적이고 근원적인 복음의 자유와 초월성을 상실해 버린데서 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국 개신교중 최대 교단이랄 수 있는 장로교가 1959년 장로교 통합교단(W.C.C 계열)과 장로교 합동교단 (N.A.E.계열/ 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으로 분열할 때, 분열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지극히 비신학적이며, 종교적이거나 신앙적인 이유라고 할 수 없는 혈육적 요인들이 근본원인으로 작용했지만, 그 분열의 명분중 한가지가 WCC 탈퇴문제였다. 분열하여 그직후 '대한 예수교장로회(합동파라 통칭함, N.A.E.계열)'를 구성하는 교단이 W.C.C 탈퇴를 강력히 요구했다. 한국 개신교사에서 주로 복음주의자(Evangelivals) 들이라 자칭하는 보수적 개신교집단도 그 때까지 한국 장로교로서 세계교회와 함께 연대와 호흡을 같이하고 있었는데, "WCC 는 복음주의적 신학이 아니고 자유주의적 신신학(新神學)이며, 교회연합운동을 빌미로 교파를 통합을 하려하며, 그리고 WCC 용공주의적 단체"라고 비방하면서 WCC 탈퇴를 주장의 하였다.
이러한 WCC에 대한 몰이해는 무지와 고의적 악의가 연합된 것이지만, 지금 뒤돌아볼 때, 1960년대 전후 한국사회가 냉전체제의 희생양이 되어 반공산주의 최첨단 보루처럼 되었을 때 일어난 일이었던 것이다. 반공주의와 기독교 신앙 그 자체를 일치시킬만큼 반공주의적 정치이데올로기에 오염되어 있을 때였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안에는 이미 극단적 개인자유를 물질적 화폐가치위주로 추구하는 자본주의 이념이나, 평등과 사회정의를 명분으로하여 집단주의적 공산주의를 추구하는 정치경제이념을 모두 복음의 빛에서 비판적으로   극복하려는 방향을 가지고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논하고 있던 때였다. 그러나, 세계의 변화추세에 무지했던 일부 한국 교회지도자들은 당시 WCC에 가입한 교회대표들이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에 있는 교회들로부터 왔고, 로마드카와 같이 맑시즘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창조적 대화를 추구하려는 사상가들이 WCC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보고서 대경실색하고 WCC는 용공단체라고 한국 교회들에게 악선전했던 것이다. 이러한 한국 개신교 보수적 교단지도자들(N.A.E. 계열)들의 시대착오적이고 경직된 신앙집단은 냉전체제가 해체된 오늘날에도 카멜레온처럼 자기를 위장하고 한국 개신교의 복음주의 신앙운동체 라는 매혹적인 이름의 깃발 안에 깊숙히 내재해 있으면서 실지로는 교회를 분렬시키는 분파적 행위와 독선적 독단적 행동을 서슴치 않는 것이다.
  교회의 일치운동및 진정한 의미에서의 복음화를 역동적으로 이뤄가려면, 모든 시대의 교회가 자기시대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나서 복음의 자유와 역사 초월성을 지켜가는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한다. 오늘날 정치적 냉전시대는 끝나고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이념사이에 투쟁적 갈등은 살아져가지만, 교회는 또다른 시대적 이념에 자기를 매몰시키고 그 노예가 됨으로서, 복음의 자유를 잃고 교회의 일치성과 참된 복음화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오늘날 교회를 유혹하는 무서운 이데올로기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라기보다 문화적 이데올로기이다. 끝없는 경제발전과 소비증대를 선으로 미화하는 성장주의신화, 기술공학과 자본의 결합으로 이뤄지는 만능을 추구하는 과학종교의 자기신화, 후기산업사회의 정보화 과정과 도시화가 결합한 제2 바벨탑을 구축하려는 종교없는 휴메니즘 이데올로기,    종교적 신념의 순수성과 순교자 정신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종교 근본주의자들의 배타적 광신주의등등이 더 어려운 문제이다. 교회일치운동과 진정한 복음화는 어떻게 교회로 하여금 , 역사와 대지에 굳게 뿌리를 내리면서도 역사와 대지에 메몰되거나 예속되지 않고 '하늘의 기관'으로서 자기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는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다섯째,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대 특히 한국 개신교와 한국 가톨릭 신도들 간의 상호이해 사귀임 연대와 일치를 통하여 함께 한국사 속에서 이뤄가야할 복음화 과업을 위하여 보다 적극적이고 심층적인 신학문제 차원에서의 대화가 요청된다. 왜냐하면, 비록 한국 개신교 지도자들 가운데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달라진 가톨릭의 놀라운 쇄신과 교황성하의 '일치교령' 에 대하여 어느정도 이해를 하고 있는 목회자, 신학자, 평신도 일지라도, 로마주교 즉 교황의 수위권 및 교도권, 그리고 성모 마리아에 관한 '무염시태'나 '몽소승천' 교리등은 가톨릭교회와 개신교 사이에, 깊은 맘에서 울어나는 일치와 연대 그리고 성도의 사귀임과 봉사협을 가로막는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현실을 우리 양측은 인정하고 그 문제를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 께서는 1963년 9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제2회기 개막식 연설에서, 참관인으로 참석한 대표들에게 교회분열의 책임을 가톨릭교회도 함께 나누어 가져야 한다고 고백하셨으며, 1969년 6월에는 제네바 WCC 본부를 방문하시고 가톨릭교회와의 신학적 쟁점이 해결되기를 희망하셨다. 사실 로마 가톨릭교회와 개신교 사이에는 차이와 다름보다는 같음과 공동고백이 훨씬 더 많다는 평범한 진실이 평소에 너무나 많이 간과 되어 왔다.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 그리스도에 대한 공동신앙, 성서와 성만찬과 세레에 관한 가르침, 사도시경과 니케야 신조등 고대 공의회가 채택한 교의들에 대한 일치된 고백, 세상 속에 그리스도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 한다는 복음적 윤리, 인간의 구원은 본질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에 의하여 가능하다는 고백, 인간의 원죄성과 구원과정에서 함께 체험하는 성령의 은총 안에서의 칭의 성화 그리고 종말적 성취와 인간생명의 영화, 만물의 회복과 종말적 성취등 사도적 신앙전통을 통해 면면이 흐르는 본질적으로 중요한 대부분의 핵심교의에 있어서 가톨릭교회와 개신교사이에 다름이 있지 않다.
  그러한 공동신앙고백과 교리적 진리를 공유하는 것에 비하면 앞서 말한 교황의 수위권과 교도권에 관한 교의 및, 성모 마리아에 관한 교리에 관련된 두 교회전통간에 이해 차이가 가톨릭과 개신교를 마치 이질적인 교회라도 되는양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세기 대표적 가톨릭 신학자 칼 라너의 해석이 만약 가톨릭교회의 공식적인 이해라고 한다면 가톨릭과 개신교의 상호 오해와 이질감의 거리는 훨씬 좁아질수 있다.
칼 라너는   교황의 수위권과 무오성에 대하여 말하기를 "우리가 교황자신이라고 말 할 때, 이것은 물론 개인적 인물로서의 교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인물이 위계적 구조를 지닌 교회 안에서의 최고 권위이고, 그리고 그러한 인물로서 행동하는 한에서 이다. 다시말해서 교황이 그르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 즉 교황이 그 최고 권위에 입각해서 성서의 전통 속에 주어진 계시의 해석문제에 관해서 자기교회 내에서 직무에 의해서 최종적인 결단을 내리는 경우이다." 마리아의 몽소승천교리에 관하여 그는 이어서 다음같이 말하고 있다: "동정녀 마리아가 영육이 함께 하늘에 올림을 받았다는 교의는 우리가 '사도신경'의 신앙 표현 가운데서 우리자신의 미래에 관해서 고백하는 것을 바로 마리아에 관해서 말하고 있다."   칼 라너의 설명에 의하면 마리아의 몽소승천교리는 그리스도인들 자신의 미래 종말론적 희망으로서 고백하고 믿는 바를 마리아에게서 앞서보고 고백하는 것이기에 무리가 없다는 설명인 셈이다.
  현대가톨릭 신학의 대표적 사상가인 칼 라너의 교황수위권 및 교도권에 대한 신학적 해석과 마리아론에 관한 현대신학적 이해는 개신교도들에게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 물론 칼 라너의 현대 가톨릭 신학적 설명이 개신교도들에게 충분히 전달된다고 해서, 개신교도들이 교황의 수위권과 교도권, 그리고 마리아론에 관련된 무흠수태와 몽소승천 교리가 개신교도들에게 받아드려지거나 용납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교리들이 매우 경직된 형태로 그리고 마치 가장 중요한 가톨릭의 절대적 교리로서 오해되어왔던 과거사를 돌이켜볼 때, 신학적 대화는 매우 유익하고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더 나아가서, 교회의 일치와 복음화운동은 각각의 전통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다양성 속에서의일치' 정신을 지탱해가야 할 것임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다섯가지 점은 현대 한국교회의 일치운동과 복음화 운동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판단되며, 이런 저해요인들을 지혜롭고 인내심을 가지고 극복해가려는 진지한 노력을 하는 만큼 한국교회의 교회일치화의 과정과 더불어 복음의 전진이 이루어져 갈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에게 주어진 소주제는 "교회일치화의 관점에서 본 복음화의 진로"였다. 한국 교회의 일치를 어렵게 하는 개신교 안에서의 '뜨거운 감자'는 한국 전통종교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드리는가에 관한 '종교신학' 문제이며, 구체적으로는 관혼상제례나 교회예배의 상징체계를 어떻게 토착화 해갈 것인가의 문제도 있다. 그러나, 그 문제와 관련된 논의는 금번 학술회의에서 별도의소주제로 다루게 기획되어있음으로 본 논고에서는 언급을 생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