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9 (12:26) from 218.39.129.99' of 218.39.129.99'	Article Number : 510
김경재	Access : 8095 , Lines : 40

[2011.12.12]'마리아의 찬가'를 새롭게 읽을 때(에큐메니칼)

Download : 마리아의 찬가를 새롭게 읽을 때(2011).hwp (16 Kbytes)

[에큐메니칼 설교, 대림절 4째주, 설교작성일 2011. 12. 12]

                  ‘마리아의 찬가’를 새롭게 읽을 때 (눅1:46-56)

[설교구상]

1. 대림절 3째주일과 4째주일이 겹치는 교회력을 지나면서, 성탄을 맞을 맘의 준비를 다시한번 가다듬으려 한다.
2. 휴전선 ‘애기봉’과 서울 시청앞 시민광장엔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성탄축하의 네온사인이 밤의 허공을 비추인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국민들과 시민들의 맘엔 종파를 초월하여 ‘하늘엔 영광 땅 위엔 평화’라고 성탄 캐롤 가사 속에서 들려왔던 ‘평화’의 멧시지를 느끼지 못한다.
3. 왜 그렇게 되었을가? 근본 문제가 어디에 있는가? 진심으로 성탄절을 의미있게 맞이하기 위하여 한국 교회와 한국사회의 문제점의 본질을 회개하는 겸허의 대림절이 되기를 기다려 본다.
4. 성경본문을 누가복음에만 실려있는 <마리아의 찬가>(눅 1:46-56>를 묵상하면서, 메시야는 어떤 사람들에겐 심판의 소식이 되고, 어떤 사람들에겐 복된 소식이 된다고 초대교회 신앙공동체는 고백하고 있는 가를 새로운 눈과 귀로서 진지하게 읽고 경청한다.

[설교내용]

A. ‘마리아 찬가’의 전승사적 중요가지

1. ‘마리아의 찬가’(눅1:46-56)라고 성서학자들이 특별하게 이름을 붙인 오늘의 본문은 누가복음에만 나타나는 귀한 말씀입니다. 특히, 기독교 신앙공동체가 땅위에 형성되어 예배, 증언, 교육, 봉사를 수행하기 시작한 제1세기 후반, 그러니까 교회사에서 ‘사도시대 혹은 원시 기독교시대’라고도 부르는 맨 처음 교회공동체에서 예수의 탄생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감사 찬양했는가를 알려주는 귀중한 복음서 자료 입니다. 묵은 나무가지에서 봄에 막 돋아나온 새순처럼, 여리고 작지만 순수하고 생명력있는 말씀입니다. 사도신경이 아직 제정되기도 전에, 삼위일체교리가 아직 완전하게 정립되기도 전에, 물론 로마교회 주교가 베드로의 ‘반석’을 대표한다고 교황의 권위가 형성되기 전의 순수한 맨 처음 교회의 신앙고백이 담겨있습니다.

2. ‘마리아의 찬가’는 세례요한의 어머니요 제사장 스가랴의 아내인 엘리사벳이 임신 6개월된 몸으로 유대 산골 동네에 살고 있을 때를 배경으로 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돌연한 방문을 받고 성령 충만을 경험하면서 엘리사벳은 “여자중에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눅1:42) 경하하는 축하의 소리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기를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는 그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눅1:45)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소리를 듣고 응답하는 마리아의 찬양시 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결국, 엘리사벳의 경하와 마리아의 찬가는 각각 그 두 여인의 신앙의 노래이면서 동시에 원시 초대교회공동체의 때묻지 않는 순수한 신앙이 잘 나타나 있는 복음의 핵심 말씀인 셈입니다.

B. ‘마리아 찬가’를 통해 위선적인 ‘로마의 평화’의 본질 3가지를 심판함

3. ‘마리아의 찬가’는 주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하심과 자비를 찬양하는 ‘찬양시’이면서, 해가 동천에 뜨면 먹구름이 걷히고 뿌연 안개는 살아지고 말 듯이 세상을 지배하는 3부류의 하나님 적대세력이 누구이며 무엇인지 또렷하게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누가복음 기자는 ‘마리아의 찬가’ 속에서 3가지 가장 반복음적인 것이 무엇인지 갈파합니다. 첫째는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자요, 둘째는 권세있는 자요, 셋째는 부자라는 것입니다(눅1:51-53).

4. 사랑의 모성과 자비의 화신처럼 믿는자들의 가슴에 인상깊게 자리잡고 있는 성모마리아가 메시야 아기예수를 수태하고서 부르는 노래 내용중에 그처럼 준엄한 사회-정치적 의식을 반영하는 내용이 있는 것을 새삼스럽게 귀를 열고 들어야 합니다.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를 흩으셨고, 권세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 부자를 빈손으로 보내셨도다”(눅1:51-53)

5.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자들’이란 어떤 사람들일가요? 하나님을 많이 말하지만 하나님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성직자들, 하나님에 대하여 가장 많이 잘 알고 있다고 자만하는 사제들과 학자들, 하나님은 저 세상의 주인일는지 모르나 현세에서는 자기가 주인이라고 확신하는 로마황제를 비롯한 땅위의 모든 군주들입니다. ‘권세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려치셨다’고 했는데 권세있는 자들은 어떤 사람들 일가요? 권력과 군사력과 언론을 장악하여 못할일 없다고 민중과 서민들을 몰아붙이고 철저히 짓밟고 무시하는 힘있는 자들입니다. “부자를 빈손으로 보내셨도다” 했는데, 맘몬숭배자들이요 무한탐욕과 무한 성장신화를 신봉하고 ‘국익’이라고 두리뭉실 명분을 내걸고서 가난한 영세상인과 노동자와 농민과 서민을 가난으로 내몰아가는 신자유주의적 FTA 강행자들입니다.

6. 크리스마스 시즌이 왔고 ‘애기봉’과 ‘서울시청 광장’에 오색 조명등으로 장식한 거대한 ‘성탄축하 츄리’가 세워졌는데, 그 소식을 듣고 바라보는 국민들이나 서울 시민들의 정서와 반응이 몇해전과도 판히 다름을 느낀다고 서두에 말했습니다. 왜 그럴가요? 무엇보다도 국민들과 시민들은 오늘의 기독교 지도자들이나 신도들안에서 성스러운 경건함이나 정의로운 평화로움이나 겸허한 포용력이나 관용의 정신을 못느끼기 때문입니다. 도리혀, 기독교에 대한 인상은 ‘마음의 생각이 교만해서’ 독단성, 배타성, 우월성, 공격성을 느낀다고 여론조사 때마다 동일하게 응답합니다. 한국 기독교가 귄세있는 자들과 야합하여 예수의 본래정신을 잃은지 오래라고 비판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지지세력으로서 태평성대를 누렸으니 이제 저우건이 바뀌면 어떻게되는지 두고보자는 심정들입니다. 기독교는 동포와 인류의 가난한자를 조금 돕기는 하겠지만, 국민이 보기엔 ‘부자교회들’이 되어서 헌금의 대부분을 큰 교회당 짓기와 교세확장과 유명 성직자들의 품위유지비로(?) 다 사용하고 만다는 비판을 합니다.

7. 물론 하나님은 바알에게 무릅꿇지 아니한 칠천명을 남기시고, 몸통이 잘려나간 상수리나무에 새순을 돋게 하시겠지만, 하나님은 한국 교회를 ‘하나의 전체’로 보시고   책임을 물으십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0여년 동안 특히 MB정권 동안 이땅의 교회들은 예언자 책임과 제사장 책임과 지혜자 책임 그 어느것도 제대로 하지못한 ‘타락의 시대’ 였습니다. 4대강 지키기, 언론법 통폐합 저지, 제주 평화섬 지키기, FTA 제대로 주권국가답게 하기, 공교육 바로세우기등등 무수한 사회적 잇슈에 대하여 민주주의적 절차성과 공공성 확보와 정의로움의 실현에서 완전히 실패하였습니다. 정직하게 큰 눈으로 본다면 한국 종교단체들줄에서 개신교만이 반역사적 반동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진보적 생각을 갖는 시민운동 단체들을 좌익성향의 둘러리라고 비판하면서 극우편향적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그 결과, 깨어있는 국민들과 시민들이 ‘애기봉’ 과 ‘서울시창광장’에 크리스마스 츄리를 세워도 의례히 하는 관례적 행사로 볼 뿐   ‘성탄’의 설래임을 갖거나 ‘땅위엔 평화’의 기대를 아예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우리 한국 기독교인 모두가 죄입니다. 그리스도 우리주님을 욕보이고, 복음의 고상함을 천박한 모조상품쯤으로 전락시킨 죄인들입니다.

C. 다시 예수님이 우리 땅에, 우리 마음에, 한국 교회에 탄생하려면

8. 그러나, 복음은 희망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죄가 깊은 곳에 은혜가 깊을수 있는 역설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연하게는 그럴 수 없으며 철저한 성찰, 회개, 거듭남이 요청됨니다. 첫째,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경와하고 두려워하며 참회하는 자에겐 긍휼하심이 풍성하신 하나님임을 믿어야 합니다. ‘마리아의 찬가’도 노래하기를 “긍휼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리로다”(눅1:50) 했습니다. 둘째, 한국교회는 그 교만과 오만과 바리세적인 자기합리화의 영적 중독증에서 치유받아야 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성령이 지배하는 신령한 공동체인데, 사단법인체나 재단법인체같은 종교단체라고 생각하는 지극히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특히 ‘성공’(?) 했다고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영적탐심과 교만병에서 벗어나는 일대회개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셋째, 무엇보다도 교회는 가난해져야 합니다. 부자가 좋은 듯해도 교회가 부자가 되는 것은 곧 교회가 가장 위기에 처한 때입니다. 정말 가난한 세상 사람들이 교회문턱을 넘어 걸어들어 오기가 어려울만큼 되었다면, 아무리 개인적으로는 경건하고 신심깊은 교인들이 모이는 교회일지라도 참교회가 되지 못합니다.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있는 아기”(눅2:12) 만이 참 메시야의 표징입니다. 그 외는 짝퉁 교회입니다. 가짜교회가 되고맙니다. 무서운 말이요 두려운 말이지만 그것은 ‘불편한 진실’입니다.

9. 대림절의 절정에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경청해야 할 소리는 13세기 마이스터 엑하르트 영성가가 말한 ‘우리 각자 맘 속에 그리스도의 탄생’을 경험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아기 예수는 성모마리아의 태중에만 잉태되고 탄생하는 것은 아님니다. 그 사건은 역사적으로 유일회적 사건이지만, 영적으로 말하면 아기예수는 오늘도 모든 그리스도인의 맘속에 ‘로고스의 성육신 사건’으로서 거듭거듭 발생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가능해지려면 마리아처럼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눅1:38)라는 순명의 자세가 필요하고 내 마음이 ‘말구유’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너무나 자행자지하고, 내 맘대로 내 맘 내키는 대로 예수를 따르고 하나님을 믿겠다는 세태입니다. 순종과 순명의 자세가 은혜받는 첫걸음입니다. 대림절은 그 무엇보다도 우리들의 영혼이 가난해저야 할 계절입니다.

[기도]
주님, 내 마음을 세상것으로 가득체우고 주님을 모실만한 여백을 남겨두지 아니한 것을 참회 합니다. 제 심령이 누추한 곳이어서 거룩하신 주님 모시기엔 한없이 부족하오나, 가난한 마리아의 태중에 잉태하시듯, 내 심령과 우리교회 안에 임재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