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6 (18:55) from 203.227.206.165' of 203.227.206.165'	Article Number :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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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례자국인가 예수상흔인가?(변선환학장 20주기 추모설교,감신대 예배실,201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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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박사 20주기] 추모예배 설교, 감신대 100주년 기념예배당, 2015.10.8]
            할례자국 인가 예수상흔 인가? (갈6:15-18)

  일아 변선환 선생님 소천 20주기를 맞이하여 말씀증언 순서를 맡게되어 감사하고 감회가 깊습니다. 일아선생님과 저와의 나이차이는 무려 13년 차이인데도, 항상 10년은 뚝 떼어 버리시고 3년차의 형님처럼 만날 때마다 아껴주시고 격려해주셨던 호탕하신 큰 맘을 잊을수 없습니다.
선생님의 신학정신과 계승해가야 할 과제는 20주기 추모학술문화제에서 제자들과 소장학자들이 발표한 <한국신학선언문>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으니 중복을 피하고자 합니다. 다만, 우리가 항상 놓지말아야 할 신앙자세가 어떠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던가 무엇인가 생각해 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할례나 무할례나 효력이 없으되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 뿐이다”(갈5:6) 는 것을 항상 가슴에 간직하는 목회자, 신학도, 참신자가 되라는 신신당부였다고 확신합니다. 그 신념과 신앙고백을 귀중히 여기셨기에 그 분이 가졌던 모든 것을 버리고 빼앗겨도 의연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변선환 박사의 신념적 당부를 오늘 봉독한 성경구절로서 재강조한다면 “할례나 무할례가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새로 지음으심을 받는 것만이 중요하니라”(갈6:15)는 성경구절로서 새롭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할례를 받으냐 안받는냐 그런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복음세계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 뿐이요, 오직 새로지음 받는 것>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것이 예수복음의 진짜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20세기의 거성 폴 틸리히 교수가 우리에게 충고하는 바처럼, 바울신학의 본질은 “그리스도의 영 곧 성령안에서 옛 사람이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됨을 강조하는 영의 현존체험 신앙에 있는 것이지 결코 대속적 칭의론에 있지 않다”는 주장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존재’에로 거듭나지 아니한 ‘대속적 칭의론’은 <싸구려 은총>의 신자만을 양산하기 때문입니다. 임마누엘 칸트의 말투를 빌리자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남 없는 대속신앙은 공허하고, 아가페 희생 없는 거듭남이란 맹목적 접신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법정판결문을 비유로 들어말하자면, 고후5:17절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성경구절이 주문이고, 갈5:20절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가 이유설명문이 된다는 말입니다.
오늘의 설교제목을 <할례자국 인가 예수상흔 인가?>라고 내걸었습니다. 사도바울도 정통 유대인 바리새파 후예로서 할례를 받았을 터이고 할례받은 자국을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내 몸에 ‘계약의 표’인 할례자국이 있노라고 자랑하지 않고, 그 대신 “이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갈 6:17)고 말하고 있습니다. 할례자국과 예수의 흔적은 어떤 차이가 있는 상징언어 입니까? 도대체 오늘의 할례자국과 예수상흔은 무엇일가요?

할례에 관한 최초의 언급은 창세기 17장에 나옴니다. 아브람이 99세가되었을 때, 하나님이 아브람과 그 후손을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으로 성별하는 특별한 언약의 표징으로서 세워진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을 시조로 이스라엘 구원사가 시작되기 전에도, 할례는 고대부족사회에서 남성들의 성기의 청결과 건강을 위해 실행되고 있었던 것인데, 성기표피를 날카로운 돌칼로 베어잘라내는 위생건강의 관습이었습니다. 아프리카 오지 부족민들중에는 아직도 할례는 물론이요 몸에 수많은 문신을 남김으로서 남성적 용맹성과 용사자격을 얻는 ‘성인식 통과의례’ 표징으로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할례언약이란 그런 위생건강이나 성인식의 ‘통과의례’ 의미차원을 넘어서, 혈육적이고 동물적인 남성적 힘의 상징물인 남근의 표피를 잘라내어 혈육적 인간이 한번죽고 영적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통과의례’ 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명기에는 이미 ‘육체할례’보다 ‘마음에 할례’를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유대인들에게서 ‘할례’는 선민으로서 구원공동체 일원이 되었음을 보장하는 표식이 되고, 약속의 기업을 담보해주는 ‘보험증서’가 되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할례자국’은 사회적 지위, 권리, 신분, 장래구원 등이 확정되고 보장되는 특권표식 이었던 것입니다.
아브라함 이후 1800년동안 지속되던 할례의식은, 사도행전 15장엘 보면 예루살렘 사도회의 에서 철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베드로, 야고보, 바울 바나바등 당시 교회 대표적 지도자들이 다모인 중요한 회의 였지요. 철폐의 근거는 할례를 받지않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성령이 임하시고 성령의 은사를 받는다는 현실적 확증앞에서 ‘육체의 할례언약’ 시대가 끝났고 ‘진리와 은혜의 성령시대’가 동텄음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사도회의 이후, 2,000년이 흘렀습니다. 그리스도교 교회공동체 안에서는 더 이상 유대인들의 ‘할례’는 없습니다. 그러나, 할례자국이 선민임을 보장받는 특권적 표징, 구원보장의 표식, 면책사유가되는 매력은 여전히 살아있어서 정통복음주의를 강조하는 한국기독교 안에는, <할례파들의 득세>가 복음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음을 부정못합니다.
  오직믿음만, 오직은총만의 종교개혁신앙 원리는 빈 껍대기 휴지조각이 되고, <십자가의 영성>을 <십자군의 영성>으로 착각하며, 민족복음화 혹은 세계선교의 명분을 내걸고 교묘한 공로신앙과 교회의 바벨론 포로현상이 만연합니다.

요즘 박근혜 정권안에서 정치경제언론 보수기득권세력들이 뜬금없이 역사바로세우기라는 명분아래 단일교과서 국정교과서 제작입법을 강행하려는 것은, 역사에 대한 춘추직필을 뜻해서가 아니라, 역사를 왜곡조작함으로써 친일독재에 뿌리를 둔 보수기득권층의 권력유지를 도모하려는 야욕과 그들의 ‘사유의 존재제약성’에 근본원인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한국기독교계도 정통복음주의 신학을 정립해야한다는 명분을 내걸지만, 사실은 보수기독교 기득권층의 항구적 권력유지와 교권승계를 도모하려는 야망과 그들의 ‘신학적 사유가 그들의 존재제약성’에 갇혀있기 때문에 문제인 것입니다.
정치적 보수기득권층이 수세에 몰리면 좌파색깔 매카시즘을 들고나오듯이, 기독교 보수기득권층은 인본주의 신신학이라거나 종교다원주의 신학이라는 ‘주홍글씨’를 양심적 신학자에게 덮어씌움니다. 보수적 교권집단이 조건으로 내건 ‘신학적 할례자국’을 선명하게 보이지 아니할 경우, 성도교제 단절선언과 이단파문도 서슴치않겠다는 ‘현대판 바리새파’가 교권을 장악하고 기독교계를 좌지우지하여 오늘날 한국기독교의 위기시대를 초래했다는 사실은 영의 눈을 떠서 보면 확연하게 보입니다.

사도바울은 ‘할례자국’대신에 내 몸에 ‘그리스도의 흔적’(STIGMATA TOU JESOU )을 지니고 있다고 말함니다. 스티그마는 고대 노예제 사회에서 노예가 도 망가더라도 그 신분을 숨길수 없도록, 이마나 가슴 혹은 팔뚝 어깨등에 불에 달군 쇠로 도장을 찍어 흉터를 낸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자국이 아니라 상흔입니다.
복음 곧 예수십자가는 기존의 인간, 사회, 종교에 일대혁명을 일으키는 불꽃, 곧 조용하면서도 가장 격렬한 래디칼한 혁명의 힘이라고 장공은 갈파한적 있습니다. 왜나하면, 1마리 양을 찾으려 99마리를 길위에 세워놓고 찾아나서는 삶, 해질무렵에 간신히 과수원 날품팔이로 일하게 된자에게 동일한 두달란트씩을 급여로 주는 주인의 행동, 그리고 높은자가가 낮은자를 기쁘게 섬기는 봉사는, 그 3가지는 이 세상질서를 뒤집어 놓는 하나님의 나라 실현의 비폭력적 혁명전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용하지만 가장 래디칼한 예수의 하나님의 나라 혁명대열에 참여하는 예수제자들의 몸에는 그 근본 혁명에 저항하는 이 세상 정치 경제 종교계의 기득권자들의 반발과 분노 때문에 ‘상흔’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변선환목사도 웃옷을 벗겨보면 가슴과 어깨에 ‘그리스도 예수상흔’ J.X 표적이 있음을 마음의 눈으로 선명하게 볼수 있습니다.
각자의 우리몸에 있는 표지가 할례자국인가 예수상흔인가 새삼스럽게 살펴보라고 오늘 성경본문은 말걸어 오고 있습니다. 주님의 평강과 긍휼이 우리 모두와 함께 해주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