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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Access : 4798 , Lines : 59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엡4:11-16)(산운교회, 20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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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운교회]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엡4:11-16)

1. 말씀의 초점과 교회위기의 근본원인

  오늘 말씀의 초점은 교회란 궁극적으로 무엇이며 사도, 목사, 장로, 교사등 직분맡은 사람을 세우는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가 다시한번 말씀앞에서 성찰하려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위기를 염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교회밖 사람들만 아니라 교회 안 사람들에게서도 ‘교회위기’를 염려함니다. 그러나,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다는 평가원인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의 도덕적 신뢰상실, 중세기 성직매매나 성직세습과 다름없는 타락상, 교회 헌금의 오남용, 정치권력과 교권의 유착과 야합, 대중교통수단 안에서 공공성 윤리도 지키지 않는 전도인들의 이웃종교에 대한 배타적 태도와 공격적 선교행위등등 원인은 여러 가지 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여러 가지 원인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교회란 무엇이며, 무슨 목적으로 세상 속에 존재하는지?” 그 근본질문에 대하여 오늘의 교회가 방향을 상실한데 있다고 봄니다. ‘본립이 도생(本立而道生)’ , “근본이 바로서면 길이 생긴다”고 했지요. 그래서, 교회란 무엇이며, 왜 담임목사를 모시고 담임목사직에 취임하는가?” 너무나 당연하게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근본문제를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2. 교회사에 나타난 3가지 교회이해의 모델

2,000년 교회사를 뒤돌아보면 ‘교회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3가지 모델이 있어왔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첫째 모델은 ‘노아 방주로서의 교회’라는 생각입니다. 초대교회와 중세1천년을 지배한 교회론입니다. 이 모델은 ‘노아홍수’ 이야기가 모델의 뿌리입니다. 교회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홍수, 흙탕물, 죄와 죽음의 권세가 지배하는 세속계라는 생각이 강했지요. 노아와 그 가족을 새 구원역사의 씨앗으로 삼고자 방주를 만들어 들어가게 하였다는 모델입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계약의 선택받은 새 이스라엘이라 자각했습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교회는 본질적으로 풍랑이는 세속물결 속에서 영혼을 건저내서 구원의 방주로 안전하게 들어오게 하여 대홍수가 그칠 때까지 방주안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게 하는 것입니다. 방주는 튼튼하게 축조되어야 하고, 모든 필요한 생필품을 저장되어 있어야 함니다. ‘노아 방주로서의 교회’ 이미지는 지금도 유효하고 중요한 교회의 본질개념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결정적 오해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방주로서의 교회이미지는 영적 교회 이미지로서보다 가시적 교회당 이미지로 변해갔습니다. 중세기를 거치면서 수많은 지방영주들과 주교들은, 농노나 다름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일보다도 웅장한 성당을 짓는일에 경쟁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아방주 안에 온갖 생물체들이 먹고살 건초더미나 곡식이 저장되어있듯이, 각종 영적 보물을 간직하고 영적양식을 배급하는 신성불가침한 기관이라는 생각이 더해갔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지금도 기본적으로 그런 교회관이 주류를 이룸니다. 개신교 교회, 특히 한국교회도 언제부터인가 ‘교회당’과 ‘교회’를 혼동하며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130년전 짧은 한국교회사 이지만 우리 신앙 선배들은 ‘교회당, 혹은 예배당’이라 불렀지 ‘영적 교회’와 혼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사이에 눈에 보이는 큰 교회당을 짓는 일을 ‘교회’를 세우는 일이라고 동일시하는 착각마져 생기게 되었습니다. 콩깍지는 콩알이 영글도록 하기 위해 있지만, 콩 깍지의 외모와 크기에 관심이 보이지않는 콩알관심보다 더해갔습니다.

둘째모델이 있습니다. 그것은 종교개혁이후에 개신교 안에 형성된 중요한 모델입니다. 그것은 ‘교회란 하나님의 학교’라는 모델입니다. 루터와 칼빈등 종교개혁 선구자들은 “귀로 듣게되는 하나님의 말씀이 바르게 선포되고 가르쳐지며, 눈으로 보이는 하나님의 말씀 곧 세례와 성만찬 예식이 바르게 집례되는 곳에 교회가 있다”라는 신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배의 중심이 설교와 성경공부에로 옮겨갔습니다. 교회를 ‘하나님의 학교’라고 보는 모델은 중요한 진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교회란 세상학문을 배우거나 세상지식을 논하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을 배우고 아는 학교’라는 것입니다. 목사, 장로, 교회학교 교사들을 교직원으로 채용하여 성령께서 직접 감화하고 가르치시는 신령한 하늘학교입니다. 오늘본문 13절 말씀처럼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까지 이르게하는 훈련기관”이 교회였습니다.

  ‘교회란 하나님의 학교이다’라는 개신교의 모델은 여전히 중요함니다. 그러나, 그 모델에만 치우칠 때 많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무리해도 ’학교‘란 가르치고 배우는 기관이기 때문에 ‘지식습득과 기술수련’이 주가 됨니다. 개신교 교인들은 가톨릭교인이나 불교신자들보다도 자기경전인 성경지식이 풍부하고, 교리교육도 제법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중생하여 거듭나서 예수를 닮은 새로운 생명들이 나타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글자그대로 기독교신자, 교회다니는 교인이 되었을 뿐입니다. 심지어 독일 경우 국민의 99%가 세례교인이고 교회등록교회였는데 히틀러의 집권을 막지 못했습니다.

교회모델의 셋째유형은 ‘교회란 선교 전진기지요, 이웃돌봄의 병참기지다’라는 모델입니다. 그래서, 20세기에 들어와서 개신교의 자기반성이 일어났고, 새로운 교회의 사명에 대한 자각과 더불어 교회본질에 대한 새로운 신념이 일반화되었습니다. 그것은 선교와 봉사, mission과 diakonia 가 교회의 본질이자 존재이유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0세기에 이르러, 그리스도교는 비로소 ‘방주로서 교회’나 ‘하나님의 학교’로서 교회개념을 넘어서 교회밖의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지구촌 안에는 아직도 예수복음을 접하지 못하고, 인권의 존엄성이나 최소한도의 삶의 조건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많은 인류의 형제자매 들이 있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진보적 개신교 교회들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많은 반성을 하게되었습니다. 세계전체가 불바다가 되어 7천만명의 생명이 희생되었는데, 교회가 제대로 화해, 사랑, 평화, 정의의 역할을 못했다는 큰 반성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리하여, 1948년 암스텔담에서 모여 세계교회협의회를 결성하고 교회가 무엇인가? 교회는 무엇을 세상 안에서 해야 하는가를 세상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나온것이 ‘하나님의 선교’ 신학이요, 한반도 서울 모임에서 결의한 JPIC(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존)이라는 것이요, 부산에서 열린 제7차 WCC세계대회에서 모토로 내세운 <생명, 평화, 정의>라는 것을 우리가 듣고 교회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모든 노력들이 결국 교회란 “선교의 전진기지요, 이웃돌봄의 병참기지이다”라는 세번째 교회모델의 다양한 실천적 적용이자 노력들입니다.

  옳습니다. 주님께서 세상 끝까지 내 증언이 되라하셨고, 하나님이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하셨고, 길에서 강도만난 자를 치유하고 돌보는 것이 마땅하다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세 번째 모델에 따라, 열심히 교회일을 하다보니 문제가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구원하러 세상 속으로 들어갔고, 세계를 변혁시키려 효모처럼 흩어져 밀가루 반죽 속으로 들어갔는데, 이 세상의 힘이 너무나 막강해서 고만 교회가 세상에 먹혀버렸고, 밀가루는 숙성되거나 부풀어지지 않고, 소금은 소금 역할을 못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20세기 후반 1980-90대부터 전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신자유주의라는 지구촌의 경제정치질서는 노골적으로 복음정신에 반대되는 가치관으로 사람들을 몰아가는 붉은 용이 되어있습니다. 양육강식과 적자생존 논리를 감춘체 노골적으로 그것을 숭상합니다. 길잃은 양 한 마리를 찾기 위해 99마리의 전진을 멈추고 찾아서 같이가자는 가르침이나, 해질녁에 포도원에 들어와 일한사람에게도 한달란트 씩 임금을 주는 것은, 사회와 공동체를 망치는 일이라고 초등학교 학생시절부터 가르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기장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가 배웠던 ‘문화와 역사를 변혁하는 그리스도’ 모델은 우리 크리스챤이 문화와 역사를 너무 낙관적으로 만만하게 보았다는 반성을 하게 됨니다. 장공 선생님도 실은 일찍 경고하셨습니다. 알고보면 ‘십자가의 도’란 인간, 정치, 종교를 근본적으로 변혁시키자는 혁명의 불꽃인데, 잘못하면 도리혀 세상의 논리와 매력과 힘에 이끌려, 교회가 세상에 먹힘 당하고 마는 위기가 닥친다고 말씀하셨지요.

3. 다시한 번 교회의 본질을 깊이 파고들기

여기에서 우리는 다시한번 교회란 우리시대에서 무엇인가 진지하게, 철저하게 밑바닥에까지 내려가서 성찰해야 할 때임을 자각해야 함니다. <영혼의 방주로서 교회>, <하나님의 학교로서 교회>, <선교의 전진기지요 봉사의 병참기지>로서 교회관은 여전히 필요하고 유익합니다.

  그런데, 그 세가지 교회사에 나타난 교회론 모델보다 근본적으로 앞서서, 더 신비하고 놀라운 교회에 대한 정의가 성서에 있습니다. 그것은 곧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라는 것입니다. 바울사도만이 아니라 목회서신의 여러곳에서 증언하는 교회의 비의입니다. 20세기에 들어와서 특히 독일 순교목사 본훼퍼가 강조하던 교회론이요, 장공 선생도 1970년대 <제3일> 신앙잡지를 내면서 <말씀을 새긴다>라는 성서묵상 글을 연제하면서 유독히 강조하신 것입니다.

교회론과 몸의 비유는 우리에게 그동안 낯설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에 비유할 때, 초점은 유기체 몸이 갖는 각 기관의 상호 연대성과 통일성, 발가락이 아프면 온몸이 아프는 유기체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고린도교회에 보낸 바울 펀지에서 서로 분란하고 싸우는 신도들에게 싸우지 말고, 몸이 하나이고 그리스도는 우리의 머리요, 당회, 제직회, 남신도회, 여신도회, 청년회 등등은 심장, 허파, 내장, 근육, 눈과 귀등 신체기관들이니 서로 존중하고    협동하여 그리스도 몸을 이뤄가자는 쪽에 초점이 있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라는 성경의 증언을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야할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몸은 단순히 정신이거나 이념이 아니라 구체적 현실체라는 특징을 지님니다. 몸은 형체가 있고 살과 피가 있고 만질 수 있는 생명체입니다. 기독교는 부활한 몸도 단순히 영혼이 아니고 영적 몸, 곧 영체를 지닌다고 주장합니다. 몸은 우리가 아는대로 수십조개의 살아있는 세포로 구성됨니다. 산세포가 모아져 조직과 기관을 이룸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사람의 모든 세포는 각 사람마다 세포 한복판에 동일한‘유전자’를 가진다는 신비입니다. 유전자 감식을 하여 친자확인도 하고, 살인범죄자도 밝혀냄니다.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다고 고백할 때 두가지 중요한 신비를 고백하는 것입니다.

   첫째, 교회란 단순히 천국가는 방주나 기차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하나님이 누구신가, 그리스도의 대속구원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배우는 하나님의 학교, 구원속죄원리를 배우는 학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웃봉사와 섬김도 중요하지만, 그것도 교회가 제대로 된 연후에 열리는 열매인것이지 교회가 ‘사회복지사업기관’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교회란 무엇인가? 분자 생물학의 유전자에 관한 연구결과를 빌려서 영적 비유로 말하자면, 나의 생래적 옛사람 유전자와 새로운 존재이신 그리스도 예수의 유전자가 결합하여 전혀 새로운 인간종으로 변화하는 모태요 자궁이 교회입니다.. 그것을 중생이라, 거듭남이라, 새사람 됨이라, 새로운 피조물로 변한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교회의 일차적 임무는 새사람을 탄생시키는 인간성 혁명도장임을 결코 소홀하게 여겨서는 안될 것입니다.

  둘째, 교회는 개인개인이 그리스도의 유전자와 결합하여 새로운 생명체로 거듭나기는 했지만, 자라가야 하고, 마침내 암탉의 둥지에 수정란 병아리가 어미닭의 체온에 21일간 품었다가, 달걀이 병아리라는 새로운 생명체로 변화되듯이, 죽음을 통과하면서 전혀 새로운 온전한 영적 생명으로 부화하기 위해 21일간 ‘내적 형태변화’를 하는 곳입니다.

성령의 날개로 덮혀지고, 목회자의 보조 날개로 체온을 받아서 21일간 잘 견디어야 함니다. 자꾸 어미품 밖으로 굴러나가면 부화되어 병아리가 되지 못하고 썩어버린 계란이 되고맙니다. 포도알이 으깨어진후 포도주가 되려면, 어두운 곳에서 최소한 40일 동안 숙성되어야 함니다. 답답하다고 뚜껑을 열고 세상속으로 자꾸 뛰쳐나가면 포도주가 되지 못하고 식초가 되거나 포도즙이 되어버림니다.

결론적으로, 설교자는 오늘 좀 보수적 신학같지만, 평생을 교회다니며 신학을 하고 깨닫는 결론입니다. 교회의 비밀은 ‘땅위에 가시적으로 존재하고 형성되어가는 그리스 도의 몸’이라는 것입니다. 놀랍고 두렵고 감사하고 그야말로 하나님의 비의(秘議) 기적입니다. 교회의 각종 직분자를 세우는 궁극적 목적도, 바로 이 신비로운 <그리스도 몸을 세우려> 세워진 제도요 직제라고 믿습니다. 새로 임직하시는 목사는 그 비밀을 잘 아시는 목자입니다. 목사님의 목회과정을 통해 ‘산운교회’가 거룩한 포도주의 가나잔치 집이 되고, “썩지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않는 유업을 잇는 백성들이 되기를 바람니다. 하나님이 하늘에 간직하신 그 신비한 기업에”(벧전1:4) 참여하는 알곡 신자들이 많이 배출되는 소문나는 교회가 되기를 축원합니다(201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