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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Access : 4299 , Lines : 50

그리스도의 몸 교회와 교회당 관계(천안살림교회 헌당식, 2016.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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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살림교회 헌당식] 그리스도의 몸 교회와 교회당 관계(고전 3:16-17,21-23)
축하와 기원
                                                                                                                           김경재

아담하고 검소한 헌당예배 초청장을 받고 느끼는 바가 컸습니다. 초대의 글에 씌여있기를 “귀한 땅을 드린 한 가정의 정성에 안팎으로 온 교우들과 많은 분들의 정성이 더하여져 누리게 된 기쁨입니다.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그 기쁨 또한 크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귀한 땅을 드린 가정과 온 교인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그리고 초청장 제1면엔 반음영의 인쇄기법으로 이 교회가 지향하는 바를 붓글씨로 표현하고 있었는데 <나눔과 배움의 터>라고 읽었습니다. 담임목사 최형묵목사와 전교인이 17년간 형성해가는 그리스도 몸으로서의 천안살림교회의 자기정체성이 잘 표현되고 그 겸허함, 성실성, 순수함에서 초대교회를 닮으려는 교회라는 것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부디 그 아름다운 모습이 교회설립역사 100주년이 되도록 조금도 변하지 않고 지속되기를 기원합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성전, 그리스도의 몸

교회당 헌당예배입니다. 교회당을 성별하여 하나님께 봉헌하는 예식을 중심한 예배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오늘 성경본문 고전 22-23을보면, 바울을 비롯한 모든 지도자들과 세계, 생명, 사망, 지금의 것, 장래의 것이 다 성도들의 것이요,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이라고 되어있습니다. 피조세계의 모든 것이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것이라는데, 헌당식을 한다니 잘못하면 본래 우리들 것인데 따로 떼어내서 성별하는 예식을 거쳐 하나님께 드린다는 의미가 될가봐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장로교 개혁파신앙정신에 의하면 우리의 소유만이 아니라 우리자신까지도 모두 ‘우리의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라는 신앙고백에 철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사에 나타난 교회본질에 대한 이해의 변천사

2,000년 교회사를 뒤돌아보면 “교회란 무엇이냐?”라는 교회의 정체성을 놓고 우리들의 신앙 선배들도 많은 생각을 해왔던 것을 알수 있습니다.

첫째모델은 교회란 구원의 ‘노아방주’이다라는 생각입니다. 세파에 휘쓸리지 않고 자기를 지키며, 세상많은 사람들중 구원받은 자신의 모습에 감격하고 감사하는 맘이 담겨있습니다.

둘째모델은 교회란 구원의 도를 배우는‘하나님의 학교’이다는 생각입니다. 주로 종교개혁이후 그 생각이 강했습니다. 성경을 공부하고 요리문답을 공부하면서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의 것과 다른 영적 비밀을 배우고 습득하는 곳이라는 맘이 담겨있습니다.

셋째모델은 교회란 ‘복음선교의 전진기지’이다는 모델입니다.선교와 전도의 베이스켐프라는 자기의식에 눈떴습니다. 19-20세기에 특히 강했습니다. 소위 ‘미시오데이’(missio Dei)신학도 그 범주에 들 것입니다.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는 말씀에 눈을 떴고 교회밖 세상을 구원하려는 사회구원과 디아코니아 신학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넷째모델은 이시간 좀 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모델인데 ‘교회란 하나님의 성전이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모델입니다. 특히 20세기 후반들어 점점 ‘그리스도 몸’으로서 교회론은 우리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그리스도인들의 몸으로서 집단생명 공동체 곧 예수의 영적 DNA를 각각 속사람의 영적세포 속에 간직한 신도들이 모인 예수공동체가 땅위에 구체적으로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존재양식이라는 신학적 담론은 단순한 은유임을 넘어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현실적 실재라는 깨달음이 점점 증폭되고 심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어의 타락과 우리말의 신묘함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엡1:23, 4:12, 골1:24, 고전12:5, 15,고전 10:17,) 라는 표현은 사도들의 목회서신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읽으면서 왔지만 그저 은유로서, 상징적 표현으로서 받아드렸지 진지하게 받아드리지 않았습니다. 언어의 혼란은 인간 마음의 타락의 징표입니다. 1980년대 이후 한국 기독교안에는 겉으론 큰 성장을 이룬 것 같아보였지만, 교회와교회당을 혼동하는 언어혼란이 교계에 만연했습니다. 교회당 건물을 세우면 곧 교회를 세웠다고 동의어로 착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조선교회 신자들은 예배당이라고 주로 불렀지 교회당이라고는 않했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집이라는 뜻이지요. 예배당이나 교회당은 가시적 건물을 의미합니다. 교회는 엄밀하게 말하면 불가시적 영적 실재입니다.

교회당과 교회를 혼동하리만큼 언어의 타락을 가져온 배경에는 물질적 양적 성장신학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고 겉사람과 속사람은 구별되지만 분리되어지지 않는 생명현상의 이치에 때문에 그 혼동 유혹의 뿌리가 거기에 있지 않나 생각됨니다. 우리말에 몸과 맘도 같은 이치입니다. 몸과 맘은 구별되지만 불가분리입니다. 몸없는 맘은 유령이지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님니다. 기독교는 부활도 영적 몸을 덧입는다고 믿습니다. 맘없는 몸은 기계로 만든 로봇이지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님니다. 기독교는 속사람없는 겉사람은 썩어질 육체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오늘 귀중한 헌당예배시간에 우리는 이 역설적 신비 곧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가 지니는 양면관계, 교회와 교회당, 맘과 몸, 속사람과 겉사람, 불가시적 교회와 가시적 교회의 상호관계성을 바르고 깊게 깨닫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교회와 교회당 관계의 비유

교회가 지닌 두가지 모습 곧 교회와 교회당, 불가시적 영적 교회와 가시적 기관으로서의 교회는 어떤 관계일가요? 그 관계는 20세기 개신교의 저명한 신학자 폴 틸리히가 말하는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쌍방적 이중 구조관계에 뿌리박고 있습니다. 틸리히는 그것을 ‘존재하는 것들의 존재론적 구조’라고 불렀는데, 3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첫째구조는 ‘개체화와 참여의 구조’입니다. 인간생명 현상에서는 실존성과 사회성이 그 현상입니다. 둘째구조는 ‘역동성과 형태성 구조’ 입니다. 사람이 정신적 영적 신령성과 물리생화학적인 신체 메카니즘이 그 현상입니다. 셋째구조는‘자유와 제약적 숙명의 구조’인데, 인간자유의지의 무제약적 상상력과 죽음의 유한성이 그 현상입니다.

교회와 교회당으로 표현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령한 교회의 본질과 눈에 보이는 형태적 교회기관의 관계는 앞서말한대로 모든 존재론적 구조인 ‘역동성과 형태성’의 존재론적 구조에 관련됨니다. 교회와 관련해서 말한다면 역동성이란 교회의 신령성, 영성, 말씀, 은혜, 친교, 그리스도와 성령안에서 나눔과 배움이 그것입니다. 교회와 관련해서 형태성이란 교회당, 당회 제직회 공동의회등 조직기구, 교회헌법, 노회와 총회와 관계, 그리고 가장 눈에 뜨이는 교회당은 형태성의 범주에 속하겠지요. 문제는 모든 존재하는 것들, 특히 사람생명현상, 그중에서도 땅위에 있지만 땅에 속하지 않는 교회의 신비는 이 역동성과 형태성이 가장 신묘하게 서로 얽히고 함께 작동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그 신비를 성경은 세가지 비유를 들어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 첫째 비유 혹은 상징은 요한 2장에 보도되는 수가마을 포도주 기적설화가 말하는 ‘항아리와 포도주’ 관계의 상징입니다. 교회당은 잘 구어만든 질그릇 항아리입니다. 천안살림교회의 모든 제직구성, 신도회, 교회학교 그 모든 것도 질그릇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돌항아리 여섯을 깨끗이 행구고 깨끗한 물을 아귀까지 체우고 기다리는 일입니다. 그 맹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시는 이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십니다. 질그릇이든 돌로만든 항아리이든 항아리는 항아리일 뿐 그것이 곧바로 포도주는 아님니다. 그것이 곧바로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마법을 지닌것이 아님니다. 거기엔 정결, 겸손, 기다림, 상대방의 결핍에 맘아파하는 예수 어머니 마리아가 지닌 예민한 감수성이 필요합니다.

둘째비유 혹은 상징은 베들레헴 ‘말구유와 아기예수’의 상징입니다. 조금 더 역동적 관계성을 깨닫기 위해서 나는 종종 설교에서 ‘콩깍지와 콩알의 관계’로서 비유를 듬니다. 콩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잘 압니다. 콩잎이 땅에 떨어지면 여린 콩깍지가 생기지만 콩알은 보이지 않습니다. 콩알은 작은 배아로서 콩깍지 한 쪽 구석에 보일락 말락 붙어있습니다. 콩깍지가 자라면서 그 안에 든 콩알도 굵어지고 영글어 짐니다. 콩깍지의 궁극적 목적은 콩알을 만들고 영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당은 콩깍지입니다. 그 안에 예수 유전자를 품에 안은 신령한 작은 그리스도 콩알이 영글어지도록, 비바람과 해충에 상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지키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놀랍게도 한국 기독교가 요즘 특히 대형교회들이 콩깍지 교회당 건축에 관심도 많고 돈도 엄청나게 퍼붓는데 , 그 안에서 자라는 콩알 농사는 관심이 없어서 흉년이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셋째비유 혹은 상징은 ‘탯집과 태아 관계’의 상징입니다. 신구약성경은 새로운 영적 피조물의 출생을 ‘여인들의 산고’에 비유합니다. “야훼여 잉태한 여인이 산기가 임박하여 산고를 겪으며 부르짖음 같이 우리가 주 앞에서 그와 같으니이다”(사26:17) 라고 합니다.바울은 “자녀들아 너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려고 해산하는 수고를 하노니..”(갈4:19)라고 편지에서 씀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당과 교회관계의 가장 심원한 관계는 탯집과 태아관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탯집은 태아가 출생하기 까지 그 귀중한 생명을 자라게 하고 보호하고 감싸키움니다. 아니 10달동안은 탯집과 태아는 일심동체입니다. 분리할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말하면 태아를 세상에 독립적 생명체로 내보내기 위하여 탯집은 존재합니다. 탯집은 영원하지 않아야 합니다. 언젠가는 없어질 것입니다. 계시록 21장 22절에 이르기를 “성안에서 내가 성전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어린양이 그 성전이심이라”(계21:22) 한 것은 그 이유입니다. 그러나 역사의 궁극적 성취가 실현되기까지, 주님은 땅위에 교회를 두시기로 하셨습니다. 교회책임은 막중합니다. 막중한 교회책임을 담당하기 위해서 교회당은 작은 그리스도 태아들을 기르는 어머니의 탯집같이 그 책임과 중요성이 고귀하고 막중합니다.

  기장의 정신적 대부이신 장공 김재준 목사는 교회에 관련하여 세가지를 잊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충고하셨습니다. 첫째, 교회는 역사속에 있지만 역사에 속한 기관이 아니고 하늘에 속한 기관이라는 것을 잊지말라는 것. 둘째, 교회가 땅 위에서 선한일들은 무엇이든지 하고 싶고 또 해야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차적 임무는 자연인으로 하여금 십자가 안에서 하나님과 화목하고 새로 거듭나서 영적으로 중생한 새사람의 산실임을 잊지말라는 것, 셋째, 십자가 영적 용광로 불꽃은 인간혁명, 사회혁명, 종교혁명의 불꽃임을 잊지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축원하옵기는 천안살림교회가 이 아름다운 새성전을 봉헌함으로서 가나의 포도주 잔치소문이, 영근 콩농사 풍작 소문이, 어린 그리스도 영아들의 출생소문이 온누리에 퍼지기를 축원합니다.